엄마와 차 한잔의 여유를...
아침부터 날씨가 덥다.
둘째 아들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엄마랑 동생이랑 점심 약속을 했다.
지난주에 갔다가 못 먹은 '코다리찜'을 먹기로 했다.
고향 등억알프스리에 요즘 맛집이 많이 생겨서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엄마 모시고 맛집 탐방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그동안 작은 아들의 근황을 이야기를 해 드리고,
올 9월에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모처럼 '해월당'에서 차 한잔 하기로 했다.
동생이 커피를 가지러 간 사이...
엄마가 말씀하신다.
"이제 모든 걱정 안 해도 되겠다.
그동안 너는 어떻게 살았노...
그 긴 세월을 어떻게 살았노....
참으로 힘든 세월이었을 텐데..." 하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정말 그 긴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을까?
아마도 지금 다시 그 세월을 살아야 한다면 살 수 있을까?
글쎄다....
알고는 쉽지 않은 세월이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엄마 노릇해야 한다는 한 가지 마음으로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와 있다. ㅠㅠ
이제.....
엄마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해 드린 것 같아서 다행이다.
자식이 힘들어하면,
그 자식의 자식이 잘 되면...
그것으로도 보상받게 되는 것인 것 같다.
모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도 맛있게 먹고,
차도 기분 좋게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좋아하시는 꽃집에 들러서 꽃도 몇 종류 사고,
엄마집으로 돌아오니...
셋째 여동생이 팥빙수를 사 와서,
또 맛있게 먹고....
더도 덜도 말고...
오늘과 같은 날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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