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두 가지 F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그를 ' 이티(ET) 할아버지'라 불렀습니다. '이미 타 버린 사람'을 줄인 말이기도 하고 정말 온 몸이 주름져 외계인처럼 생겨서 붙은 별명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훈훈한 외모에 똑똑하고 신념이 굳은 청년이었습니다. 길거리 또는 천막 교회 한쪽 귀퉁이에서 새우잠을 자며 공부해서 서울 시립대학교 수의학과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대학을 졸업한 후 덴마크와 인도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그의 날개는 하루아침에 꺾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교통사고로 차가 불길에 휩싸여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상으로 귀의 형체는 알아볼 수 없었고 손은 오리발처럼 붙어 버렸고 얼굴은 일그러졌습니다. 눈 하나는 의안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