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 장가 간 날...
2023년 9월 9일 토요일 오전 11시 20분
문수컨벤션웨딩 1층 블루밍하우스...
둘째 아들이 장가를 가게 되었다.
형 보다 먼저.....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 나는 커서...... 술, 담배는 절대로 안 할 거야.
그래서 엄마 속상하게 안 할게요"
그러던 아들이....
정말로 12년이 넘는 긴 외국생활에도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스스로 한 약속을 지금까지 잘 지켜 와 줘서 난 늘 고마운 마음이 든다.
17살 어린 아들을 비행기표 달랑 한 장 손에 쥐어서,
"넌 이제 한국 돌아오면 안 된다.
중국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네 인생을 찾아야 한다."며 혼자 중국으로 보냈었지...ㅠ
중국 정저우 47 중학..... 학교 측에 도착 시간을 알려주어 픽업을 부탁하고,
공항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집에 오니,
엄마가 그러셨다.
어떻게 아무 연고도 없는 외국에 아들을 혼자 보내느냐고...
"넌, 참 간도 크다."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참으로 간이 컸던 것 같다 ㅋㅋ
그렇게 건너간 중국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적응도 빨리하고,
학교 생활을 너무 잘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북경에서의 대학 4년,
졸업 후 다시 정저우에서 취업...
10여 년의 중국생활을 마치고,
잠시 한국 들어왔다가,
또,
멕시코로 어학연수와 취업....
코로나 직전까지.....
외국생활을 너무 오래 해서,
한국에 들어와서 마땅한 일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도 하고, 장가도 가고.....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긴 외국생활 탓도 있겠지만,
엄마가 늘 일에 빠져서,
따뜻한 밥 한 끼 챙겨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리지만,
"우리 엄마는 밥 하는 사람 아니다."라고 하면서,
오히려,
가끔 집에 와도 외식으로 엄마가 밥을 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는 아들이...
참으로 기특하고 고맙다.
친인척도 거의 없고,
결혼식장이 너무 휑~하니 보일까 봐....
동생들에게 한복을 입어라고 했다.
한결....
풍성해 보이는 잔칫집 분위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옆에 서 있어 준 동생들이 있어서 참으로 든든했다.
아들아!
일찍 외국생활을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하고,
거의 무일푼으로....
유럽 10개국 배낭여행을 한 달 동안 혼자 하도록 했던 엄마 마음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생기고,
이겨내야 하는 난관이 많을 거라는 거......
그때마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갖길 바라는 엄마의 '인생훈련'이었단다.
서울에서 온.....
결혼식에 참석한 한 사람이 그러더구나.
"아드님을 너무 훌륭하게, 정말로 대단하게 키우셔서 어머님이 어떤 분이신지 무척 궁금했습니다."는
그 한마디에...
그냥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으로 하는 말 임을 느낄 수 있었기에.....
부모는 자식의 칭찬이 내 칭찬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구나.
잘 하고 있을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 아닌 걱정이 들곤 했는데....
이제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는 아주 행복했구나 ㅎ
아들아!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구나.
항상 웃음이 넘쳐나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예쁘게 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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